![]() |
| 조원휘 의장. [사진=대전시의회] |
필자는 2024년 10월, 호주 브리즈번을 찾아 무궤도 트램, 이른바 '브리즈번 메트로 프로젝트'를 현지에서 시찰했다. 스테펀 햄머(Stephen Hammer) 프로젝트 매니저로부터 도입 배경부터 시범운행 과정까지 상세히 청취했고, 에이트 마일 플레인스에서 UQ레이크까지 9개 정거장을 직접 탑승해 실제 운행을 체험했다. 지상도로 위를 조용히 달리는 전기 무궤도 트램은 빠르고 쾌적했으며, 별도 궤도 없이 기존 버스 노선을 전용차선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귀국 후 대전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신교통수단(3칸 굴절 전기차량) 시범사업에 주목했다. 이 차량은 길이 30m가 넘는 고무차륜 기반 3모듈 구조로 최대 230명을 동시에 실어 나를 수 있는 대규모 수송력을 갖추고 있어 일반 시내버스 여러 대를 대체할 수 있고, 전 구간 저상 구조로 설계돼 어르신·장애인·유모차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속도와 경제성'이 우수하다. 도시철도나 궤도형 트램은 철로 설치, 지중 매설물 이설 등 대규모 토목공사와 선로·전력·신호체계 구축에 막대한 예산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 반면 3칸 굴절차량과 같은 무궤도 트램형 시스템은 기존 도로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중앙버스전용차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방식으로 신속한 구축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줄이고 투자비도 절감할 수 있다.
일반 트램과 비교해 시공비는 약 40%, 운영비는 70% 수준으로 저렴하며 실제 대전시의 3칸 굴절차량 시범사업비는 차량 3대와 기반시설을 포함해 185억 원 정도다. 궤도나 전차선이 필요 없어 공사 기간도 1~2년 정도로 짧아 같은 거리의 철도형 노선 방식과 비교하면 효율적이다.
3칸 굴절차량은 다른 대중교통수단들과 유기적으로 연결될 계획이다. 대전은 이미 도시철도 1호선, 현재 건설 중인 2호선 트램과 실증 단계인 자율주행버스, 광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공공자전거 타슈 등 다양한 교통자산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3칸 굴절차량이 더해진다면 시민 이동은 한층 촘촘해질 것이다. 출퇴근 시간에는 대량수송을 담당하고, 역세권과 주거단지에서는 택시와 타슈가 연계하며, 트램과 도시철도가 도시의 큰 축을 담당하는 입체적 교통체계를 완성하는데 핵심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급변하는 도시환경 속에서 수십 년을 기다리는 교통정책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필요한 곳에 더 빨리, 더 유연하게, 더 합리적인 비용으로 노선을 공급하는 것이 미래 행정의 방향이다. 수천억 원대의 막대한 예산과 수년간의 도심 굴착 공사를 요구하는 기존 궤도 방식 대신, 무궤도 트램 방식을 3·4·5호선과 BRT 도로 등에 적용한다면 같은 예산으로 더 촘촘하고 더 넓은 교통망을 훨씬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새로운 교통수단일수록 안전성과 시민 편의성 검증이 우선되어야 한다.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어야 혁신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유성구 도안동로 일원에서 시험 운행 중인 3칸 굴절차량은 오는 7월까지 도로, 정거장 등 기반시설을 완료하고, 10월에 차고지 준공과 함께 정식 개통하게 된다. 대전광역시의회는 차량 성능 인증, 도로 적합성, 운행 안전성, 예산 집행의 투명성까지 꼼꼼히 살필 예정이다.
대전은 과학과 실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온 도시이다. 이제 교통 분야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고 대한민국 대중교통의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이번 3칸 굴절버스의 힘찬 시동이 시민의 일상을 더 여유롭게 만들고, '일류교통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강력한 마중물이 될 것이다.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