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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도전 '백제왕도 특별법', 또 본회의 문턱서 멈췄다

법사위 통과 후 본회의 상정 불발, 회기 넘기며 계류
1조 사업 ‘컨트롤타워’ 구축 핵심…다음 회기 분수령
공주·부여·익산 분산 구조…지자체 간 조정 한계

최화진 기자

최화진 기자

  • 승인 2026-04-26 16:41

신문게재 2026-04-27 1면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 특별법'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도 본회의 상정이 무산되면서, 과거처럼 임기 만료로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공주, 부여, 익산에 분산된 백제왕도 사업을 통합 관리할 컨트롤타워를 구축하여 사업의 연속성과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지자체에 걸친 대규모 국책 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한 만큼, 다음 회기 내 법안 처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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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백제문화단지 전경./사진=연합뉴스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 특별법'이 본회의에 오르지 못하면서 또다시 제동이 걸렸다.

이미 두 차례 국회에서 임기만료로 폐기된 전례가 있는 만큼 세 번째 도전 역시 문턱에서 멈춘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정치권과 국가유산청 등에 따르면, 해당 법안은 지난 22일 법사위 심사를 통과했지만, 이번 회기 본회의에는 상정되지 않았다.

대표발의자인 박수현 의원이 이달 29일 의원직 사퇴를 앞두고 있는 점까지 감안하면 다음 회기에서의 처리 여부가 사실상 법안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과거 사례와도 유사하다.

20대와 21대 국회에서 각각 발의된 동일 법안은 위원회 심사를 거치고도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임기만료로 폐기됐으며, 이번 역시 법사위까지는 통과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에서 회기를 넘겼다는 점에서 동일한 경로를 밟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회기에서는 본회의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다음 회기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 회기에서도 처리가 지연될 경우 법안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의원실 관계자는 "법사위까지 통과된 만큼 본회의에서도 충분히 처리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많아 일정이 지체된 측면이 있다"며 "의원직 사퇴와 무관하게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제왕도 사업은 공주·부여·익산 일대를 중심으로 2038년까지 1조 4000억 원이 투입되는 국가 단위 장기 프로젝트로 이미 추진되고 있지만, 이를 총괄할 체계가 부족해 사업이 분산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사업은 국가유산청과 충남·전북도, 공주시·부여군·익산시 등이 함께 추진하고 있으나, 국가유산청 개편 과정에서 추진단이 없어지면서 다섯 개의 지자체 간 조정과 연계를 맡을 컨트롤타워 역할이 약화됐다는 평가다. 예산은 투입되고 있지만 사업 간 연결성과 방향성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개별 유적 정비를 넘어 공주·부여·익산으로 분산된 백제왕도 사업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낼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데 있다.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국가 차원의 종합계획을 수립해 지자체별로 흩어진 사업을 통합 운영하자는 취지로, 단기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연속성과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특히 백제왕도 사업은 공주·부여·익산 등 서로 다른 지역에 걸쳐 추진된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복잡성이 크다. 경주 한 도시를 중심으로 추진된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 사례와 달리 권역 간 조정이 필수적인 만큼 제도적 기반 필요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계에서도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백제왕도 사업이 체계적으로 추진될 경우 충청권이 역사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한편, 위축된 역사학 분야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성정용 교수는 "백제왕도 사업은 이미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이를 총괄할 체계가 부족해 사업 간 연계와 방향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며 "세 지역에 걸쳐 추진되는 구조를 고려하면 지자체 간 조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며, 특별법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강조했다. 최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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