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행정 기능을 통합하여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연구 현장에서는 이를 연구기관에 대한 중앙집중적 통제 수단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계 노조들은 이번 통합이 현장의 밀착 지원 체계를 약화시키고 관료주의를 심화시킬 것이라 우려하며, 충분한 숙의 과정 없는 일방적인 행정 통합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연구 현장은 행정 통합 대신 부족한 연구 지원 인력의 실질적인 확충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처우 개선 등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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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ST 소관 23개 출연연 (사진=NST 홈페이지 캡처) |
2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출연연의 연구인력 지원 기능 중 일부를 통합하는 출연연 행정통합(공통행정 전문화·연구행정 전문화)에 대한 NST 차원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그 대상인 출연연은 강하게 반발하는 분위기다.
출연연 내 연구인력이 아닌 연구지원인력 중 일부 직군을 NST 산하로 통합하는 이번 정책은 출연연 간 여건 차이로 생기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검토됐다. 규모가 크지 않거나 경력이 풍부하지 않은 기관은 구매나 전산 등 특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만큼 이를 NST로 통합해 일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기반 구축 없이 당장 인력 배치가 가능한 감사·홍보 등 직무를 중심으로 행정통합 인력 채용 계획이 알려지며 현장의 반발을 사고 있다. 출연연 등 과학기술계 거의 모든 노조가 입장을 통해 통합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3월 전국과학기술노동조합(과기노조)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공공연구노조)을 비롯한 개별 출연연 노조 등 8개 노조가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낸 데 이어 공공과학기술연구노동조합(과기연구노조)은 과학의 날 맞이 기자회견서 통합에 대한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달 24일 전국과학기술연구전문노동조합(과기연전)도 '이재명 대통령께 보내는 첫 번째 편지'를 통해 출연연 행정통합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했다.
과기연전은 "행정통합은 효율화가 아닌 중앙집중적 통제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현재 추진되는 행정통합은 연구 지원의 질을 높이기보다 NST와 과기정통부가 출연연을 더 쉽게 통제하기 위한 도구로 변질됐다. 현장의 '근접 지원 체계'를 무너뜨리고 중앙의 결재만 기다리게 하는 관료적 구조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월 초로 예정된 NST 이사회서 현장의 충분한 숙의 과정도 없이 '행정통합 기본 틀'과 'NST 직원 처우 개선'을 부랴부랴 의결하려는 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며 "연구현장은 예산 삭감과 인력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정작 관리조직인 NST는 행정통합을 명분으로 자신들의 권한을 키우고 처우를 먼저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과기연구노조는 과학의 날 정책 요구 기자회견을 통해 출연연의 연구지원인력이 해외 주요 국가보다 낮은 만큼 정원 확대와 함께 처우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연구행정업무에 대한 인식을 전환해 시스템 개선, 근접지원인력 확대 전문성 강화를 위해 법적 근거와 체계 마련을 강하게 촉구한다"며 "연구몰입 강화와 상관없는 감사기능 확대를 중단, 전면 백지화하는 대신 연구기획 등 일부 출연연의 역량이 부족한 분야를 지원하는 체계로 전환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과기연전은 4월 17일 대통령 주재 공공기관·유관기관 업무보고에 대한 현장의 응답 성격으로 '대통령께 보내는 편지'를 작성했으며 행정통합에 대한 반대 의견과 함께 여러 부처에 분산된 출연연 R&D(연구개발) 예산 통합 운영과 출연연 전략연구사업 전면 재검토. 무능한 낙하산 인사 금지와 현장 구성원 의견을 반영한 민주적 리더 선출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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