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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고려인 이주마을 조성···추가재정 부담·실효성 논란

1단계 29억 투입·2단계 수백억 가능성 재정 부담 우려
상시 일자리·장기 정착 불투명, 사업 확대 전 검증 필요

최병환 기자

최병환 기자

  • 승인 2026-10-13 10:19

신문게재 2026-10-14 13면

청양군이 추진하는 고려인 이주마을 조성사업이 안정적인 일자리와 장기 정착 대책에 대한 검증 없이 대규모 시설투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실효성과 재정 부담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빈집을 활용하는 1단계와 달리 2단계 집약형 마을 조성은 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수 있으나,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지역 특성상 이주민의 지속적인 소득 확보와 장기 거주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인구 유입이라는 명분에 앞서 1단계 사업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지역 산업의 고용 수요와 재정 여건을 고려한 면밀한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민선 9기 군정슬로건(가로형)
민선 9기 청양군정슬로건(청양군 제공)
청양군이 추진하는 고려인 이주마을 조성사업이 안정적인 일자리와 장기 정착 대책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대규모 시설투자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업 실효성과 재정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김홍열 청양군수의 민선9기 핵심 공약인 이 사업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 29억 원을 들여 읍·면 지역 빈집을 정비하고 고려인 동포 30가구의 정착을 지원하는 것이 1단계 목표다. 가구당 300만 원의 정착장려금과 취업·언어교육도 지원한다.

2단계는 별도의 집약형 고려인 마을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빈집을 활용하는 1단계와 달리 부지 매입과 주택 신축, 진입도로, 상하수도, 공동시설 조성 등이 필요해 수백억 원의 추가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사업비와 재원 조달 방안은 구체화하지 않은 상태다. 안정적인 일자리와 장기 정착 가능성도 검증되지 않아 대규모 시설투자에 앞서 사업의 경제성과 재정 부담을 면밀히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주마을 조성 이후에도 시설 유지관리와 취업·교육·복지 지원 등에 지속적인 예산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백억 원의 추가 사업비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초기 건립비뿐 아니라 장기 운영비와 재원 조달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투자 대비 노동력 확보 효과도 불분명하다. 30가구를 4인 가족으로 계산하면 120명이지만 자녀와 고령자 등을 제외하면 실제 경제활동 인구는 줄어든다. 29억 원을 투입해 확보할 수 있는 상시 근로자 규모와 고용 지속성을 따져봐야 한다.

청양은 농업 비중이 높아 농번기에는 인력이 부족하지만, 농한기에는 일감이 줄어든다. 일정 기간 일하고 귀국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달리 가족 단위 이주민에게는 연중 안정적인 소득이 필요하다. 일자리 확보 없이 주거와 정착장려금만 지원해서는 장기 거주를 기대하기 어렵다.



광주와 안산, 인천, 아산 등 고려인 집단거주지역은 산업단지와 제조업 등 고용 기반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형성된 사례가 많다. 제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청양에서 이주민을 먼저 유치하는 방식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기존 청년과 생산가능 인구가 일자리와 정주 여건 때문에 외지로 떠나는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이주민 역시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지 못하면 천안·아산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1단계 취업률과 정착률, 지원 종료 후 거주 유지율을 확인하지 않은 채 2단계 투자를 확대할 경우 재정 부담만 커질 수 있다.

주민 A 씨는 “고려인 동포 유치에 앞서 안정적인 고용 기반과 장기 정착 여건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주거시설 확충만으로 인구 유입 효과를 지속하기 어려운 만큼 지역 산업의 고용 수요와 이주민의 취업 가능성을 먼저 분석하고 1단계 사업의 성과를 검증한 뒤 2단계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군 관계자는 "고려인 이주마을 조성사업은 단순한 인구 유입이 아니라 농촌 인력난 해소와 지역 정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1단계에서는 빈집을 활용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취업·언어교육 등 정착 지원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단계 사업은 아직 구체적인 규모와 사업비가 확정되지 않았다. 1단계 추진 상황과 정착 성과, 재정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고려인 동포의 정착 지원과 대규모 시설투자의 타당성은 별개다. 군은 1단계 사업의 고용·정착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2단계 사업의 재정 부담과 실효성을 충분히 따져야 한다. 인구 유입이라는 명분만으로 추가 재정투자를 정당화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양=최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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