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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대전사범학교 제60회 총동창회를 가보니

김용복/평론가

김의화 기자

김의화 기자

  • 승인 2026-10-19 15:17
4-총동문회 모습
제60차 대전사범학교 동문회 모습.무대가 좁아 일부 동문들만 촬영에 동참했다.
세월의 장난끼는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는가 보다.

2026년 10월 16일 오전 10시. 대전중구문화원 대강당에 모인 대전사범학교 150여 명의 졸업생들도 그랬다.

학창시절만 해도 누구나 부러워하는 '대전사범'이라는 학교의 교복을 입고, 교모를 쓰면 그 외모까지도 부러움을 샀던 친구들이다.

그러구러 64년 4개월이 지난 오늘 이들의 모습은 얼굴이 이그러지고, 지팡이를 짚어 다리는 절거나 휠체어에 실려 온 동문도 있었다.



1 동문회장
인사말 하는 김정수 총동문회장
그리고 초빙된 내빈으로는 필자를 비롯하여 노덕일 중구문화원장, 서예의 대가 조태수 회장, 서정목 명예교수, 탱화의 거장 조기환, 이종수 신도회장, 이정애 전통무용 대전 지부장, 박천배 '한말글 사랑 한밭모임'대표가 자리를 함께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아무리 심술꾸러기라 한들 이들의 고급 두뇌만큼은 어쩌지를 못했던가 보다.

동문들이 일어나 대전사범 교가인 '대사찬가'를 3절까지 외워서 합창한 것이 그 이유인 것이다. 만일 세월이 이들의 두뇌까지도 심술을 부렸더라면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사를 잊지 않고 부를 수 있었겠는가?



♬보문산 정기 뻗쳐 솟은 용머리 감내물 숨어드는 이 터에 새날의 새 일꾼 가꾸는 선구들… 튼튼히 길러내는 우리 대사교, 반만년 빛난자취 갈고 또 갈아 저 한내 흐름처럼 기리세 우리스승 우리 학우들 한맘과 한뜻으로 뭉친 학우들/ 대사는 우리 학교 만세 만만세♬

이들 동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대전사범학교에 대하여 더 알아보고 넘어가자.

오늘 제 60회 총동문회가 마지막이라 했다. 아쉬움이 많았으리라. 그래서 한상수 제10회 동문은 페이스북에 "60년간 이어온 동창회가 마지막 동창회라는 의미에서 서운한 생각이 많았다. 대전시교육감. 공주교대 총장 축사가 위안을 주었다. 마지막 교가를 부를 때는 가슴이 울컥하여 억지로 눈물을 감추었다. 10회에서는 강환춘, 김영덕, 성길룡, 이종수, 이종환, 장영근, 최병원, 한성일, 한상수 등이 참석하였다. 우리는 잠시나마 기쁨을 나누었다"라고 올렸다.

대전사범학교는 1943년에 개교한 후 대전광역시 중구 목동 현재 충남여고 자리에 있었다. 그러다가 1962년 2월 말 공주교대로 통합하여 폐교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오늘 10월 16일 오전 10시 대전중구문화원 대 강당. 150여 명의 동문들이 60회 총동문회로 모였다.

제12회 전광정 동문의 사회로 진행된 동문회는 그야말로 대 단원의 막을 올렸던 것이다. 14회 동문들은 서울에서 버스를 대절해 와 40여 명이 참석했고, 막내인 15회는 20여 명의 동문들이 왔다.

최고령자인 동문은 102세로 휠체어의 도움을 받아 참석하는 열정을 보였다.

총동창회장인 김정수 회장은 인사말에서 "비록 우리 학교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우리 동문 모임은 이제 60회로 끝나지만 우리가 뿌린 교육의 씨앗은 이땅에서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라 하였고, 오석진 교육감을 대신하여 오현진 초등 장학관, 공주교대 권성룡 총장, 노덕일 중구문화원장께서 축사를 해주셨다.

이날 동문 가운데 황수연 동문께는 감사패를, 한영, 전광정, 성낙희 동문께는 공로패를 수여했다.

2-동문 감사패
전광정 동문이 공로패를 받는 모습
그리고 13회 정상수 동문은 피아노 연주를, 최재문 목원대 교수는 색소폰 연주로, 9회 동문인 양승숙(89세) 소설가는 자작시 '하-얀 校庭'을 낭송하여 동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것이다.

보자, 동문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해주었던 양승숙 동문의 자작시를.

'하-얀 校庭'

양승숙 지음, 낭송

-갈 곳 없는 꿈길이어라. 나, 가방들고 숨가삐 오르던 大師고개. 한숨 몰아쉬고 또 조금 내려가면 하얀 校庭이 보인다. 아카시아 꽃 그늘도 교실은 온통 커리큐럼. 가이단스의 짙은 香氣, 여기던가 저-기던가 어슴프레 촛불 밝혀 풍금소리 파도치던 대강당은(하략)-

3-자작시
자작시 '하얀 교정'을 낭송하는 양승숙 소설가
참석한 동문들은 세월의 짓궂은 장난에 두 눈을 감고 눈시울을 붉히며 가슴 속에 고이 묻어두었던 지난 교정의 정들었던 모습을 떠올렸을 것이다.이들 동문들은 대전 교육 발전의 밀알이 됐고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 오늘의 교육을 이끌어 왔다. 우리나라 미술계 거장 이동훈 선생, 한국 최초 작곡 전공 박사이며 대사 찬가를 작곡하신 구두회 선생, 시인으로 수많은 수작을 남긴 한성기 선생 등이 대전사범 출신이다. 현재 팔십을 훌쩍 넘긴 제15회 졸업생을 마지막으로 4500여 명의 교원을 길러낸 대전사범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것이다.이 학교의 흔적은 이제 마지막 교정이 있었던 충남여고 안에 있는 기념 비석인 대사비가 유일하다. 5회 졸업생인 서석규(92) 옹은 "대전사범은 대전 충남 교육계가 오늘날 이처럼 발전하게 된 원동력이 된 학교"라며 "비록 학교는 사라졌지만, 졸업생들의 모교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이날 통권 제54호인 '큰 스승 大師範'이라는 책자를 참석한 동문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이동훈 미술상'을 기획특집으로, 김종필 전 국무총리, 안장강 전 한일교육 교류협회장, 최종태 전 서울미대학장 4회, 사재동 전 충남대 인문사회대학장 7회, 곽우희 여류문학가 8회(여 1회), 변평섭 전 세종시 부시장(전충남역사문화원장) 10회), 황수연 서울교육청 체육교육과장 14회의 글을 특별 기고로 게재하고, 한성기 은사님의 시 '둑길1'을 비롯해 제8회 동문인 변상호님의 수필 '젊어지는 배움터' 등 동문들의 시와 수필, 그림, 서예들도 게재하였다.

김용복/평론가

김용복
김용복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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