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살률에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 경제적 어려움과 과도한 경쟁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 취약한 사회 안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은퇴 후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고립감 등에 시달리다 생명의 끈을 놓기도 한다. 생명을 파멸시키면 안 된다는 의무론적 관점이나 생명 존중 사상에 대한 추상적인 훈화만으로는 막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한정된 자원과 구조적 사회 문제가 배경이라는 점은 해법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
충남도는 자살 위험군 조기 발견부터 사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인공지능(AI)을 활용하더라도 구체적 원인은 개인별·사안별로 달라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아울러 지자체별 복지 수준 차이가 예방 정책의 지역별 편차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자살을 개인이 감당할 문제로만 치부하는 문화 탓에 주변의 신호를 놓치는 환경 역시 개선해야 할 공통 과제다. 자살이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니라는 이유로 쉬쉬한다고 해서 사회적 지지가 강화되는 건 결코 아니다.
국가 또는 지역적으로 높은 자살률에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튼의 '절망의 죽음' 이론에 해당하는 원인이 적지 않다. 이 경우 유효한 답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 계획을 응용해 지자체 차원에서 청소년은 교육, 채무 취약층은 금융, 감정노동자는 고용 관련 부서가 맡는 위험군별 책임 제도 도입을 시도할 만하다. 충남도의 지역사회 공동 대응도 좋은 방안이다.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비극이라는 인식, 예방에 대한 확신, 맞춤형 사업이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실효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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