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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마지막 기회

이은지 세종본부 차장

이은지 기자

이은지 기자

  • 승인 2026-10-27 10:42
2026 증명 수정
이은지 세종본부 차장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마지막'과 '기회'라는 두 단어의 결합은, 그 자체로 절박함을 불러일으킨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위기 의식과 지금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긴박함이 동시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연내 행정수도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하는 세종시에는 더욱 그렇다. 당장 내년부터 44개 중앙행정기관의 단계적 이전이 추진되고, 대통령 집무실(2029년)과 국회 세종의사당(2033년)도 건립되는 만큼, 국가 중추기관으로서의 위상과 기능을 갖춰나가야 한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은 국회 입법의 '골든타임'으로 통한다. 지난 5월 공청회 이후 멈춰섰던 특별법 논의가 28일을 기점으로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국정감사 기간에도 여·야 간사 간 협의를 거쳐 28일 오전 10시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특별법 논의가 재개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부동산 등 쟁점을 둘러싼 여야 정쟁에 이어 지방선거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등에 밀린 특별법 논의가 수개월 만에 물꼬를 트면서, 연내 제정을 향한 기대도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2년간 세종시의 행정수도 완성 여정은 숱한 부침을 겪었다. 2004년 헌법재판소가 '수도는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을 근거로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에 위헌 결정을 내린 뒤, 수도권 일극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국가 인구와 일자리, 주택 등 핵심 인프라가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서울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현실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종을 행정수도로 명문화하는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행정수도 문제는 더 이상 특정 지역의 이해관계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다. 수도권 과밀을 완화하고 지방 소멸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균형발전의 과제이자 시대적 책무다.

더욱이 정부가 '세종 중심의 국정운영 체제' 전환를 선언하며 중앙부처와 행정기관 이전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뒷받침할 법적 기반 마련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시간은 빠듯하다. 정기국회가 12월 9일 종료되고 11월에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예정돼 있는 일정을 고려하면, 특별법 논의를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이쯤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를 떠올려본다. 앞머리는 길고 풍성하지만, 뒷머리가 없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기회가 다가올 때 붙잡지 못하면 지나간 뒤에는 붙잡을 수 없다는 의미다.

지금이 바로 그 기회를 붙잡아야 할 때다. 여야는 당리당략을 넘어 국가적 대의에 뜻을 모으고, 행정수도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5개의 특별법안이 최우선 안건으로 다뤄지는 지금이야말로 국가 균형발전의 첫 단추를 꿸 마지막 기회다. /이은지 세종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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