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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병호 배재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
이재명 정부에서 대통령 관련 사건들, 즉 대장동,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쌍방울 대북 송금 등의 변호인 출신 인사들이 국회의원·대통령실·정부 요직에 대거 진출한 현상은 이 패턴을 연상케 한다.
언론 보도로 확인되는 사례는 세 갈래다. 첫째, 공천을 통해 국회의원이 된 이는 박균택(광주 광산갑), 김기표(경기 부천을), 이건태(경기 부천병), 김동아(서울 서대문갑), 양부남(광주 서을)이다. 이들은 대부분 민주당 우세 지역에서 당선됐으며, 대장동 등 사건 변호 이력이 공통적이다. 둘째, 청와대에는 전치영(공직기강비서관), 이태형(공직기강비서관), 이장형(법무비서관)이 포진했다. 셋째, 정부에는 조원철(법제처장), 김희수(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이찬진(금융감독원장), 조상호(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가 있으며, 위대훈 변호사는 출범 초기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야권은 이를 '변호사비를 공직으로 대납하는 보은·방탄 인사'라고 비판한다. 2025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신동욱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주요 공직에 오른 변호인 출신 8명의 연봉 합계는 약 11억 원이다. 청와대는 능력에 따른 인선이라고 반박하고, 여권은 변호인단이 부당한 수사에 대응하려 꾸려졌을 뿐이라고 맞선다. 변호 경력만으로 공직 진출을 막을 수 없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같은 경력이 되풀이해서 인선의 공통분모가 될 때 국민의 불신도 깊어진다.
그 불신은 최근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월 14일 강훈식 비서실장의 후임으로 임광현 국세청장을 임명했다. 임 실장의 처남인 이승엽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대장동·공직선거법·위증교사·대북 송금 사건을 변호했으며, 지난해 헌법재판관 후보군에 올랐다가 이해충돌 논란 속에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의 배우자 이경은 씨는 올해 3월 주휴스턴 총영사로 임명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본인 변호사는 가족까지 알뜰하게 챙기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개별 인사 간 인과관계가 입증됐는지를 따지기에 앞서, 대통령의 변호인과 그 가족을 둘러싼 인사가 외교 공관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러한 인사 양상은 조선 후기 세도정치에서 안동 김씨 등 외척 세력이 비변사를 비롯한 권력 기구를 장악하고, 매관매직과 부정부패로 삼정의 문란을 심화해 민란과 국정 혼란의 토양을 조성했던 역사와 구조적으로 닮았다. 공직이 특정 집단의 전리품으로 전락하면 관료의 충성 대상은 국가와 국민이 아니라 권력으로 기울고, 상호 견제와 공공성은 훼손된다.
이러한 인사를 견제하는 제도적 장치 가운데 하나가 '특별감찰관'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참모 등을 대상으로 인사 청탁과 금품 수수, 수의계약 개입 등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는 독립 기구다. 그러나 2016년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감찰 과정에서 청와대와 갈등을 빚은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사퇴한 뒤, 특별감찰관 자리는 10년 넘게 공석이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8월 최길수 변호사를 후보자로 지명했고, 지난달 18일 인사청문회를 거쳐 22일 법제사법위원회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하자, 대통령은 23일 임명안을 재가했다. 다만 특별감찰관이 임명됐다 해도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와 비서관급 이하 참모에 대한 감찰에는 제도적 한계가 있다.
역사는 경고한다. 공직의 사적 남용이 하루아침에 국가를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국가 시스템을 안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한다. /강병호 배재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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