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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현숙 한국침례신학대학 기획처장 |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지나가는 지방 사립대학교가 저마다의 어려움을 잘 이겨 낼 수 있도록 응원할 수 있는 음악 하나쯤 있어도 좋을 것 같다.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나며 인류가 겪어온 숱한 슬픔과 환희를 품어온 클래식 음악 중 상당수는 작곡가들이 인생의 가장 혹독한 겨울을 지나면서 절망과 시련 속에서 피워낸 꽃들이기에 더욱 깊은 의미가 있다. 많은 명곡 중에서 펠릭스 멘델스존(Felix Mendelssohn, 1809~1847)의 교향곡 제5번 《종교개혁(Reformation)》을 소개하고 싶다. 38년 남짓 이 땅에서의 삶을 살았던 멘델스존은 유럽 사회 개혁의 격동기를 겪으면서 개인적으로는 유대교에서 개신교로 개종한 부유한 집안의 자제로 나름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무게를 느끼면 살았던 인물이다. 이 작품은 그의 신앙적 신념을 기초로 암울한 어둠을 뚫고 나아가는 강인한 의지의 기록이며 개인적 신앙 고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1악장의 비장하고 무거운 도입부는 현재 지방 대학들이 마주한 차가운 현실의 장벽과 맞물리는 분위기의 음악이다. 그러나 이 곡의 백미는 장엄하게 울려 퍼지는 종지부, 바로 독일 종교개혁의 선봉이었던 마틴 루터의 코랄 찬송가인 "내 주는 강한 성이요"의 멜로디가 담겨 있는 4악장이다. 멘델스존은 힘들고 어려운 시련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단단함을 선포하는 선율을 개혁가 루터의 작품으로 선택했다. 오케스트라가 튜티로 연주하는 거대한 찬송의 메아리는 듣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마치 "우리가 비록 두려움에 흔들리더라도 결단코 무너지지는 않는다"라는 의지를 투영한 듯한 이 음악이 얼음 같은 시대의 냉혹함을 버텨내는 지방 사립대학과 그곳에서 공부하는 청년들에게 건네는 따뜻하면서도 숭고한 응원가이기에 충분하다.
멘델스존의 부드럽지만 강인한 선율이 건네는 위로가 이 시대를 온 힘을 다해 견뎌내고 있는 지방 사립대학의 냉혹한 현실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주면 좋겠다. 언론은 연일 '지방대 위기', '지방 소멸'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로 비관적인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꽃은 비옥하고 화려한 온실에서만이 아니라 척박한 황무지에서도 찬란하게 피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수도권역이 아니라든가, 혹은 필연적인 재정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방 대학과 그곳에서 공부하는 청년들의 열정과 가능성까지 폄훼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이 역경의 시기를 통과하며 기른 끈기와 자생력은, 멘델스존의 음악이 품은 단단한 성벽처럼 앞으로 사회에서 만날 수 있는 높은 장벽과 파고를 거뜬히 뛰어넘을 힘이 될 수도 있다.
겨울은 만물이 죽어 있는 시간이 아니라, 다음 계절의 더 높고 큰 성장을 위한 숨 고르기의 준비와 기다림의 시간이다. 지금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시간을 겪는 지방 사립대학과 불안한 시선으로 미래를 바라보며 최선을 다하는 모든 청년에게 멘델스존의 음악을 전한다. 11월의 어느 좋은 날, 캠퍼스 벤치에 앉아 이어폰 너머로 들려오는 선율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음악이 건네는 따스한 온기로 마음의 추위를 녹이고, 다시금 당당하게 내일을 향해 걸어갈 용기를 품어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최현숙 한국침례신학대학 기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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