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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일의 세상읽기>모녀, 삿포로에 가다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한성일 기자

한성일 기자

  • 승인 2026-11-04 09:40
한성일 목요언론인클럽 회장 사진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자매처럼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 엄마와 딸이 여행 친구답게 한글날 연휴를 이용해 일본 삿포로 여행길에 나섰다. 세계에서 가장 눈이 많이 오는 대도시인 홋카이도 삿포로는 매년 2월 삿포로시 오도리 공원에서 열리는 삿포로 눈축제에 세계 각국에서 약 200만 명에서 300만 명이 몰리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7월 초에서 7월 중순 사이에는 삿포로를 거점으로 후라노 지역의 라벤더 농장들을 방문하는 라벤더 축제와 삿포로 맥주 축제로도 이름난 곳이다. 가을의 삿포로는 단풍이 곱게 물들고, 청명한 하늘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삿포로시 오도리 공원 내에 있는 시계탑전망대에 오르면 삿포로시가 한눈에 다 내려다보인다. 오도리 공원은 강아지들의 산책 장소로도 애용되는 곳이다. 강아지 외에 돼지를 반려견처럼 목줄 메고 산책시키는 사람들도 있었다. 별의별 반려동물들이 다 있어 신기했다. 형형색색 꽃밭과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예쁜 분수대와 버스킹 하는 가수들의 노래가 산책길을 즐겁게 했다.

북해도 온천은 유명세만큼이나 온천물이 매끄럽고 좋았다. 한중일 3국 관광객들이 모두 모여 야외 노천온천을 즐겼는데 역시나 온천을 가든, 호텔을 가든 일본 사람들은 친절이 몸에 배어있고, 주변 환경이 깨끗하고 청결해 좋은 인상을 준다. 특히나 버스 운전을 해주셨던 기사님은 얼마나 상냥하고 겸손하고 친절하신지 존경심이 우러나올 정도였다. 딸아이는 기사님에 대한 고마움으로 커피와 음료수를 건네드렸다. 밤에는 딸과 함께 오도리공원 산책 후 스스키노 거리를 걸으면서 유명하다는 와규집에 갔다. 삿포로 생맥주와 함께 ‘와규’를 먹었는데 ‘와규’는 일본의 4대 토종 소 품종인 흑모화우, 갈모화우, 일본단각우, 일본무각우를 가리키는 ‘일본의 소’라는 뜻의 ‘화우’를 일본식으로 읽은 것이다. 마블링(근내지방도)이 높아 고기가 연하고 즙이 많은데다 오메가3와 오메가 6, 불포화지방산이 일반 소고기보다 풍부하다.

삿포로 근교 홋카이도 비에이에 있는 ‘청의 호수’는 날씨와 계절, 보는 각도, 햇빛의 양에 따라 물빛이 순수한 파란색 외에도 신비로운 연녹색, 에메랄드 그린, 푸른 빛 등 오묘한 색을 띠는 아름다운 포토존이다. 물속의 미네랄 성분과 빛의 산란 현상 때문에 이런 빛깔이 나온다고 하는데 인근의 시로가네 온천 등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비에이 강의 물과 섞이면서 수산화 알루미늄 등의 미세한 광물 성분(클로이드 입자)을 만들어낸다. 태양광이 호수 물속으로 들어올 때 이 미세한 알루미늄 입자들과 부딪히면서 파장이 짧고 푸르고 맑은 빛을 사방으로 산란시킨다. 삿포로에 가면 흰수염 폭포와 함께 꼭 들러봐야 될 곳이다.

유리 공예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타이치 가라스촌과 오르골의 역사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오르골 박물관도 인상적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음악인 ‘파헬벨’의 ‘캐논’이 나오는 오르골을 기념품으로 샀다. 오르골을 열 때마다 딸과의 추억이 떠올라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다. 삿포로 사람들의 친절함은 두고두고 교훈으로 삼고 싶은 부분이다.



딸과 여행을 할 때마다 딸은 하나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 친구, 영화 친구, 술 친구, 흉허물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인생 친구, 나의 분신, 나의 든든한 조력자, 큰 의지가 되고 믿음직스런 존재다. 시외 운전에 서툰 엄마를 위해 운전도 잘해주는 고마운 딸이다. 모든 면에서 엄마보다 월등한 존재인 딸을 보면 예쁘고 사랑스럽다. 회사 일에 바빠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하고 혼자 알아서 크도록 한 게 못내 마음이 아프고 저리지만 이렇게 잘 자라준 것만 해도 고맙고 감사하다. 세상을 살다 보면 어렵고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도 많지만 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려고 노력중이다.

한성일 편집위원(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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