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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기도 세제개편 시험대

취득세 의존 줄이자는 경기도…세원 배분 바꾸면 지방 간 재정 격차는 어떻게 되나

이인국 기자

이인국 기자

  • 승인 2026-11-05 07:03
이인국 사진
(사진=이인국 본부장)
경기도가 지방세제 개편을 요구하는 이유는 부동산 거래에 따라 세입이 출렁이는 구조를 바꾸고, 지역 경제가 성장하면 지방재정도 함께 두터워지는 체계를 만들자는 취지로 재정 핵심내용을 간결하게 정리하여 공개했다.

문제는 세제개편의 방향이 옳다고 해서 경기도가 제시한 방식까지 당연히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경기도는 2025년 도세 징수액 15조3615억원 가운데 취득세가 7조8473억원으로 51.1%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취득세 수입은 2021년 10조9302억원에서 2025년 7조8473억원으로 28.2% 줄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세입도 감소하지만 복지·교육·시군 지원 등 법정 지출은 쉽게 줄일 수 없다. 세입은 경기 변동에 노출돼 있고 지출은 경직돼 있다는 경기도의 진단은 지방재정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준다.



그러나 세입구조의 취약성이 확인됐다고 해서 해법이 곧바로 세원 확대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가 재정위기를 겪는 원인이 세원 배분에 있는지, 지출 구조와 재정운용 방식에도 있는지 함께 따져야 한다.

경기도는 지방소비세율을 현행 25.3%에서 40.3%로 높이고 국세인 법인세의 5%를 광역지방세로 이양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도는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4년간 약 8조3000억원, 법인세 이양으로 약 4조3000억원의 세입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두 방안 모두 지방재정 분권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 재원 배분 과정에서는 적지 않은 쟁점이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지방소비세율 인상이 지방재정 전체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 소비가 많은 지역에 세수가 더 배분되는 구조라면 경제활동이 집중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재정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경기도의 세입이 늘어나는 만큼 다른 지방의 재정 여력이 줄어드는 구조라면 이는 지방재정 분권이라기보다 지방정부 간 세원 재배분에 그칠 수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발전 정책과도 조율이 필요하다. 정부의 2026년 지방세제 개편안은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세제 우대, 지방 신산업 투자 촉진을 주요 방향으로 제시했다.

수도권의 재정 확충을 위한 세원 배분이 비수도권의 성장 기반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별도의 형평성 장치가 필요하고, 법인세 5% 지방 이양 역시 기업의 지역경제 기여도를 어떻게 측정하고 세수를 어느 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할지가 관건이다.

여기에 기업 본사 소재지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실제 생산시설과 고용이 발생한 지역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지방정부별 세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본사와 공장이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의 세수를 어떻게 나눌지도 제도 설계 과정에서 풀어야 할 문제다.

기업 활동이 수도권에 집중된 현실에서 배분 기준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으면 지역경제 성장의 과실을 공유하겠다는 취지가 오히려 기존 산업 집중도를 재정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정부 정책과의 충돌 여부도 단순히 국세를 지방세로 옮기는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방재정 분권을 확대하더라도 국가 전체의 재정 안정성과 지역 간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하고,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높이는 정책과 수도권·비수도권의 균형성장을 추진하는 정책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낳지 않도록 세원 배분과 재정조정 장치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

경기도가 자체 재정운용 책임을 어떻게 이행할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도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로 분류돼 일반적인 교부세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재정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지방정부라는 평가와 실제 세입 감소에 따른 어려움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제도 개선의 핵심이다.

세제개편을 통해 추가 재원을 확보한다면 그 돈을 어디에 투입하고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재정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친다면 세입구조를 바꾸는 이유가 흐려질 수 있다.

경기도가 제안한 지방세제 구조개편 3개 과제는 국회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법안 발의가 곧 정책 확정이나 재원 확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방소비세율 인상과 법인세 이양은 국세·지방세 체계와 지방 간 재정 배분을 함께 바꾸는 사안인 만큼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경기도의 문제 제기는 지방재정의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세제개편의 성패는 얼마나 많은 세수를 가져오느냐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부동산 경기 의존도를 낮추면서 지방 간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지역 성장의 성과를 합리적으로 배분하며, 늘어난 재원을 주민 삶의 질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재정 분권은 지방정부의 세금 몫을 늘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재정 자율성에 걸맞은 책임과 지역 간 연대까지 갖출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제도개편이라 할 수 있다. 경기=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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