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 부산/영남

대구시, 내년 예산 12조7천억 편성

복지·미래산업·안전에 집중 투자

박노봉 기자

박노봉 기자

  • 승인 2026-11-05 15:24
예산안_관련_기자설명회
추경호 대구시장이 내년 예산 12조 7천억원 편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2027년 한 해 동안 추진할 시정 사업의 재정 밑그림을 마련했다. 전체 예산은 12조7천51억 원으로 올해보다 8.5% 늘었지만, 증가분 상당액이 국비 사업과 법정 지출에 필요한 재원인 만큼 시가 독자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은 제한적이다. 이에 따라 지역경제의 회복력을 높이고 첨단산업 기반을 확보하는 한편, 복지와 재난 대응 등 시민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업을 중심으로 재원을 배분했다.

내년도 예산 증가액은 9천973억 원이다. 이 가운데 국비 매칭 사업비 증가분이 7천336억 원이고 법정·의무경비 증가분은 2천17억 원이다. 자체 재량사업비는 62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예산 규모가 커졌지만 신규 정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정 여력은 그만큼 확대되지 않은 셈이다.

세입 전망도 부담 요인이다. 취득세 감소 등의 영향으로 지방세 수입은 올해보다 400억 원 증가하는 데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시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사업별 투자 시기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재정을 운용할 계획이다. 부족한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지방채 1천680억 원을 새로 발행하지만, 이는 2026년 본예산에 반영된 2천억 원보다는 적은 규모다.

지방채 발행액을 줄이더라도 채무비율은 올해 20.4%에서 내년 20.7%로 높아질 전망이다. 재정 사정으로 이번 본예산에 반영하지 못한 사업비도 약 8천900억 원에 이른다. 대구시는 사업 추진 일정과 재원 확보 상황을 살펴 추후 단계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분야는 복지·보건이다. 관련 예산은 6조4천544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49.1%에서 51.5%로 상승한다. 복지·보건 지출이 전체 예산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기초생활 보장을 위한 생계·의료·주거급여에 2조851억 원을 투입하고,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급여비 지원에는 1조6천733억 원을 배정했다. 어르신 돌봄과 사회활동을 뒷받침하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노인복지관 운영, 노인일자리 사업 등에는 2천955억 원을 편성했다. 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복지포인트 예산도 22억4천만 원 마련했다.

장애인 지원과 국가유공자 예우도 예산에 반영됐다. 참전명예수당은 월 23만 원으로 인상하며, 장애인 활동지원 사업에는 2천701억 원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보다 388억 원 늘어난 것으로 지원 대상과 시간당 지원금액을 확대하는 데 사용된다. 장애인연금 예산은 877억 원이다.



공공의료 기반을 보완하기 위해 대구의료원 기능보강에 138억4천만 원을 편성했다. 난임 시술비 지원 횟수 제한을 폐지하는 데 필요한 100억 원도 확보했다. 지역주도 의료공백 해소 사업에는 179억5천만 원을 신규 투입해 어린이·임산부 진료와 응급의료 등 필수 의료서비스를 보강할 방침이다.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안전 분야에서는 재난 발생 전 위험을 줄이는 시설과 현장 대응 역량을 함께 강화한다. 재난·생활안전 분야 예산은 9천702억 원이다. 금호강과 신천의 수위 등 상황을 고려한 스마트 하천 통제시스템, 신천동로 자동차단시설 구축에 46억6천만 원을 새로 배정했다. 기후재난 대응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플랫폼에는 11억3천만 원, 이현빗물펌프장 노후 수배전반 교체에는 15억 원을 투입한다.

소방 분야에서는 헬기 교체에 85억 원, 노후 소방센터 6곳의 환경 개선에 115억 원을 편성했다.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시설 조성 사업도 5억2천만 원을 들여 추진한다. 퇴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특수건강검진 지원도 새롭게 마련했다.

범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사업에는 17억 원이 투입된다. 여성 1인 가구와 스토킹 범죄 피해자 지원, 취약지역 범죄예방 환경개선 등이 대상이며 올해보다 예산이 11억 원 늘었다. 신천 둔치 보행환경 개선에는 27억5천만 원을 배정하고,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 제한 시스템과 보이스피싱·실종 예방 사업에도 5억7천만 원을 편성했다. 낡은 도로를 정비하는 데는 전년보다 약 50% 증가한 232억 원을 투입한다.

교통비 부담 완화와 도시 기반시설 확충도 주요 투자 방향이다. 교통·환경·산업 인프라 분야 예산은 2조3천573억 원이다. 대중교통 이용 지원을 위해 새로 도입하는 대구형 D-패스에는 128억 원을 배정했다. K-패스와 연계해 월 대중교통비 4만5천 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전액 환급하는 방식이다.

광역철도망 확충과 철도 접근성 개선 사업에는 200억 원, 고속도로 하이패스IC 확충 및 접근성 개선에는 191억 원을 투입한다. 택시 감차와 노후차량 교체에도 15억9천만 원을 배정해 택시 운행 여건과 이용객 편의를 개선할 계획이다.

환경 분야에서는 전기차 6천523대 보급을 목표로 581억 원을 편성했다. 제2수목원 조성 사업에는 51억 원을 투입하고, 성서자원회수시설 2·3호기 대보수에도 25억2천만 원을 신규 반영했다. 산업단지의 기반시설과 근로자 편의시설을 개선하는 데는 302억 원을 배정했다. 성서산단과 국가산단의 폐수처리 기반시설 확충에 127억 원, 산업단지 완충저류시설 설치에 30억6천만 원을 투입해 산업 활동에 따른 환경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제조업 전환이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AX 전환과 혁신성장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2천27억 원이다. 산업AX 혁신허브 구축에 56억7천만 원, R3 모델팩토리와 제조AI 데이터 밸류체인 구축에 86억3천만 원을 투입한다. 제조 현장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AI 기술과 연결해 생산 공정의 혁신을 뒷받침하려는 사업이다.

첨단산업의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사업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지역혁신선도기업 육성과 지역주력산업 성장지원에 191억7천만 원을 배정했으며, 이차전지 원자재 분자단위분석 기반 구축에는 91억2천만 원을 투입한다. 휴머노이드 로봇 안전인증센터와 모빌리티부품 제조AI 확산센터 구축 사업에는 67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물산업 관련 예산은 63억9천만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중심으로 기술개발과 AI 융합 제품 고도화, 현장 실증을 지원하고 판로 확보와 해외시장 진출까지 연계할 예정이다.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을 돕는 혁신성장 벤처펀드도 조성한다. 대구시는 시비 100억 원을 출자해 모태펀드와 민간 투자금을 유치하고 2029년까지 2천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할 계획이다. 동대구벤처밸리는 AI 창업 거점으로 육성한다.

청년 정책은 교육에서 취업, 창업, 주거 지원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했다. 청년 관련 예산은 7천152억 원이다. 지역 대학과 산업의 연계를 위해 특성화 지방대학 지원에 69억8천만 원, 초광역 성장엔진 인재육성에 16억7천만 원, 5극 3특 공유대학에 12억4천만 원을 편성했다.

청년 일자리와 창업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D-청년일자리 점프업에 36억 원, 대구형 청년 AX 인재양성 및 채용 연계지원에 20억 원을 배정했다. 재직 청년의 창업 도전을 돕는 안전망 구축 사업에는 4억 원을 투입한다. AI 활용 청년 기술창업 지원에는 10억 원, 미취업 청년의 국가기술자격·어학시험 응시료 지원에는 5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주거비 부담을 덜기 위한 청년월세 지원액은 251억 원으로 올해보다 70억 원 증가했다. 청년 공론장과 골목리빙랩 운영에도 2억8천만 원을 새롭게 배정해 청년이 지역 문제를 논의하고 정책 형성 과정에 참여하도록 지원한다.

지역 상권과 기업의 경영 여건을 개선하는 사업에는 2천425억 원을 편성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소비를 늘리기 위해 소비활성화 지원사업 예산을 5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두 배 확대하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지원에도 300억 원을 투입한다.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 융자 규모는 1조5천억 원으로 늘어난다. 올해 1조2천500억 원보다 2천500억 원 확대된 규모다. 대출이자 감면 지원에는 249억 원을 배정해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준다. 스타기업 육성에는 42억 원, 지방투자촉진보조금과 지역산업 마케팅 지원에는 75억1천만 원을 투입해 기업의 투자와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작업복 세탁서비스 지원도 새로 시행된다. 관련 예산은 5억 원이다. 재직자 직업훈련과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사업도 함께 추진해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내 고용 기회를 넓힐 계획이다.

문화와 관광을 통한 도심 활력 회복에도 3천530억 원을 배정했다. 대구핫페스티벌은 18억 원을 신규 편성해 다시 추진한다. 중앙로를 중심으로 동성로와 교동, 북성로, 향촌동, 종로의 역사·문화 자원과 상권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기획한다.

예술 분야에서는 지역 예술인 자립기반 조성에 6억 원, 지역문화예술 특성화 지원에 20억 원을 투입한다. 김광석길 문화관광 활성화에는 6억 원, 대구 특화 체험형 관광상품 공모에는 5억 원을 편성해 지역 고유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확충한다.

관광 기반 개선 사업으로는 천장개방형 2층 시티투어 버스 구입·운영에 20억5천만 원을 지원하고, 국제노선 운항 항공사 지원액을 20억 원으로 확대한다. 이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대구 돔구장 건립 준비 용역에는 2억 원, 2027 대구세계사격선수권대회 개최 지원에는 48억 원을 배정했으며 엑스코 제2전시장에도 49억 원을 편성했다.

행정 분야에서는 세입 기반 확충과 디지털 행정 전환을 추진한다. 관련 예산은 1조4천98억 원이다. 리스·렌터카 업체의 대구 내 차량 등록을 유도하는 사업에 40억 원을 배정해 지방세입 확대를 도모한다. 지방세입 체납관리단 운영에는 21억4천만 원을 투입해 체납 징수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생활이 어려운 체납자를 복지지원과 연계할 계획이다.

대구형 AI 행정플랫폼 구축에는 7억 원을 편성했다. 공공 AI 행정혁신 컨설팅과 직원용 생성형 AI 서비스, 역량강화 교육에도 3억2천만 원을 새롭게 반영해 행정 업무의 AI 활용 범위를 넓힌다. 스마트빌리지 보급·확산 사업에는 올해보다 18억 원 증가한 32억7천만 원을 투입하며 신청사 건립 예산은 301억 원이다.

추경호 대구시장은 어려운 재정 상황을 고려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면서도 시민 생활을 돌보고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 필요한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시의회 심의를 거쳐 예산이 확정되면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집행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겠다는 뜻도 전했다.

대구시의 2027년도 예산안은 제330회 대구광역시의회 정례회에서 심의되며, 12월 14일 잠정 의결될 예정이다.
대구=박노봉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