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의 성공을 일방적인 한국 문화 적응으로 평가하는 태도는 가족 내 갈등을 유발하므로, 서로의 배경을 존중하며 가정을 정서적 안식처인 '심리적 안전 기지'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상대의 문화를 통제하기보다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인정하고, 양국의 문화가 공존하는 가족만의 고유한 의식을 만들어 어느 한쪽도 소외되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러한 건강한 연대감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진정한 공존의 의미를 제공하며, 다문화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단단하고 유연하게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정서적 유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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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진 그림마당 상담센터 대표 |
가장 편안해야 할 가정 내에서 문화적 오해는 종종 일상적인 부부 갈등으로 번진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 시댁이나 처가 등 원가족과의 경계선, 아이를 양육하는 태도에서의 차이는 '누가 옳고 그른가'의 문제로 변질되기 쉽다. 예를 들어, 감정 표현이 직설적인 문화권의 배우자와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한국의 문화가 충돌할 때, 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오류를 넘어 서로 존중받지 못한다는 정서적 상처로 남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한쪽의 일방적인 양보나 희생만이 요구된다면, 가족 구성원의 자존감은 무너지고 관계의 균열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건강한 다문화 가족의 핵심은 서로의 배경을 온전히 존중하며 가정을 '심리적 안전 기지'로 만드는 데 있다. 심리적 안전 기지란, 바깥세상에서 어떤 편견과 스트레스를 겪더라도 집으로 돌아오면 온전히 내 모습을 인정받고 정서적으로 쉴 수 있는 공간을 뜻한다. 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첫째, '다름'을 고치려 하기보다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배우자의 생활 방식을 한국의 기준에 맞춰 통제하기보다, "당신의 나라에서는 주로 어떻게 접근해?"라고 물으며 상대의 고유한 정체성을 인정해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둘째, 두 문화가 공존하는 '우리 가족만의 고유한 의식(Ritual)'을 만들어야 한다. 명절이나 주말에 양국의 전통 요리를 함께 만들거나, 두 나라의 언어로 일상적인 인사를 나누는 작은 규칙들은 어느 한쪽의 문화가 소외되지 않도록 돕는다. 이는 자녀들에게 두 문화 모두 자랑스럽고 가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훌륭한 정서적 유산이 된다. 만약 언어의 장벽으로 깊은 속마음을 나누기 벅차다면, 거창한 대화보다 가벼운 산책이나 따뜻한 신체 접촉 등 비언어적인 교감을 늘리는 것이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정서적 지지망이 된다.
가정은 바깥세상의 비바람을 막아주는 최후의 보루다. 다문화 가정이 일방적인 문화 적응의 압력을 내려놓고 서로의 다름을 다정하게 끌어안을 때, 비로소 가족 모두가 안심하고 쉴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공존이 시작된다. 서로의 세계를 허물지 않고 나란히 세워주는 건강한 연대감 속에서 우리 사회의 다문화 청소년들 역시 단단하고 유연하게 자라날 것이다.
송인진 그림마당 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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