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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원구 단대동 닭죽촌 일대 (사진=성남시 제공) |
대규모 정비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이주수요를 지역 내에서 흡수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공주택 후보지 제안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사업성 검토와 주민 수용성 확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시는 수정구 단대동 산164-3번지 일원 1만7230㎡를 신규 공공주택사업 후보지로 검토해 달라는 제안서를 3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앞서 10월 13일 국토부와 사업 필요성을 논의한 데 이은 후속 절차다. 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사업 시행자로 지정하고 정부 공공주택 공급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번 제안은 성남시 주택정비 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재개발·재건축은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수단이지만,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기존 거주민이 머물 임시 주거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주주택이 부족하면 전셋값 상승과 외부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 정비사업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원도심 재개발과 분당 재건축이 동시에 추진되는 성남시로서는 지역 내부에 별도의 주택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 과제다. 닭죽촌 개발 구상도 이러한 이주수요를 지역 안에서 분산·흡수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1만7230㎡ 부지에서 확보할 수 있는 주택 규모와 공급 유형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주대책으로서의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이주 대상 가구와 예상 이주시기, 공공주택 입주 시점이 서로 맞아야 정책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공급 물량이 적거나 입주시기가 늦어지면 정비사업의 이주대책으로 기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입지 경쟁력 역시 사업성을 결정하는 여러 조건 가운데 하나다. 산성역과 가까워 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교육·체육시설과 공원·녹지 등 기존 기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성남시의 판단이다. 하지만 주택이 들어설 경우 교통량과 학교 수용능력, 생활편의시설 이용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기반시설이 추가 수요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사업 시행을 맡을 LH의 판단도 관건이다. 토지 확보와 보상비, 주택 건설비, 공공주택 유형, 분양·임대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공공주택이라는 정책적 목적과 사업 시행자의 재무적 타당성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발 대상지에 자리한 닭죽촌 상권의 처리 문제도 가볍지 않다. 이곳은 1960년대 후반 남한산성 등산로 주변에서 형성됐으며, 1997년 남한산성 정비사업을 계기로 단대동 일대로 이전했다. 코로나19 이후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상인들이 개발 필요성을 제기해 왔지만, 주택사업이 추진되면 기존 영업공간은 물론 상권의 역사성과 집객 기능도 변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발 과정에서 상인 보상만으로 문제를 마무리해서는 안 된다. 대체 영업공간 마련과 재입점 기회, 상권의 연속성을 고려한 재정착 방안이 함께 검토해야 하고, 기존 상권을 정비한다는 명분이 실제 상인들의 생계 기반을 약화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시는 정부 계획에 사업이 반영되면 도시계획과 공원, 시유지 관련 행정절차를 지원하고 주민·상인과 협의할 계획이다. 신상진 시장도 산성역과 주변 기반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 입지적 장점을 내세워 정부에 사업 추진을 요청했다.
현재는 국토부에 사업을 제안한 단계이며, 후보지 지정이나 사업 확정, 주택 공급 규모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정부의 수용 여부와 LH의 사업성 검토가 선행돼야 하며, 구체적인 이주수요 분석과 주민 의견 수렴도 필요하다.
결국 닭죽촌 개발의 성패는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느냐보다 공급된 주택이 실제 정비사업 이주민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고, 기존 상권의 기능과 주민의 삶을 얼마나 보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앞으로 성남시가 내세운 이주대책이 선언적 공급계획에 그치지 않으려면 공급 규모와 시기, 입주 대상, 상인 재정착 대책을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제시해야 한다. 성남=이인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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